나의 해리에게




내 삶은 마치 흐릿한 캔버스 같아요. 매일이 똑같이 반복되고, 내 마음은 텅 빈 무게로 가득 차 있어요.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최근에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어요.

꿈속의 당신은 너무 생생하고 현실적인데요.
당신의 따뜻한 미소, 나를 향한 당신의 깊은 눈빛... 깨어 있을 때의 나는 별로 흥미롭지 않은 평범한 아나운서일 뿐이지만, 꿈속에서는 자신감 있고 빛나는 여성으로 변신하고 있어요.

당신을 꿈꾸기 시작한 후로 저는 삶에 대해 조금 더 긍정적이 되었어요. 하지만 꿈이 끝나면 정작 현실에 놓여지는 저는 마음이 무거워지죠. 마치 꿈속의 해리가 자신을 대신해 대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깨어 있을 때도 당신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고 있어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당신은 내 남자 친구가 아니었나요? 하지만 우리는 헤어졌고, 이제는 생소한 타인일 뿐이에요. 그런데도 저는 당신을 잊지 못하고 있어요. 당신과 함께 보냈던 모든 시간이 내 마음속에 너무나 소중하게 남아 있거든요.

아마도 저는 당신이 꿈속에서만 갖고 있는 완벽한 자아를 그리워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저는 그 꿈 속에 빠져보고 싶어요. 꿈 속에서라도 당신과 함께 빛나는 행복을 느껴보고 싶어요.

나의 해리, 당신은 저에게 약속을 했거든요. 꿈 속에서 만나주겠다고요.
그래서 저는 오늘 밤에도 눈을 감을게요. 당신이 다시 한 번 제 꿈 속에 찾아오기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