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시위, 이유를 듣고 놀랐다




최근 동덕여대에서 일어난 '남녀공학 반대' 시위가 화제가 되고 있다. 처음엔 '여자대학의 전통을 지키려는 학생들의 정당한 목소리' 정도로 생각했지만, 사태가 커지면서 이유를 확인해보다가 놀랐다.

시위 학생들이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남자 학생이 들어오면 학업 수준이 떨어질까 두렵다"는 것.

"남학생 이런 얕보기도 한심하지 않나요?"

솔직히 말해서 이런 주장이 나올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남자 학생이 들어오면 학업 수준이 떨어지는 걸까? 그렇다면 왜 동덕여대는 기존에 남학생을 수용하는 대학원과 특수전형을 두고 있는 걸까? 굳이 학부만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면 '학업 수준'이 하늘 높이 치솟는 마법이라도 있는 걸까?

다른 한 가지 이유는 "남자 학생과 어울리면 도덕성이 떨어질까 두렵다"는 것.

"아, 이유가 그거라니요..."

이게 더 희한하다. 21세기 대학생이 男女 간의 교류가 '도덕성'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 오히려 사회에 나가기 전에 남녀 학생간의 건강한 교류를 경험하는 것이 균형 잡힌 인격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 탈인격화된 인터넷 댓글 속에서는 남자를 욕하고 여자를 폄하하는 댓글이 난무한다.
      탈인격화된 인터넷 댓글 속에서는 여자를 욕하고 남자를 폄하하는 댓글이 난무한다.

    학생들의 우려가 이해는 되지만,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다. 수준 높은 학업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자 학생의 수를 제한하거나, 학업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모르겠다면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다른 여자대학에 지원해보면 어떨까?

    도덕성 문제도 마찬가지다. 남녀 학생 간의 건강한 관계를 교육하고,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순히 남자 학생을 차단하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다.

    지금은 2023년이다. 우리 사회는 더 이상 1950년대의 가부장적 관념에 머물 수 없다. 학생들은 시대의 흐름과 변화하는 사회적 요구 사항에 맞춰 변화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반대' 시위는 우리 사회가 아직도 얼마나 성차별적이고 편협한지를 보여주는 슬픈 사례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학교를 지키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러한 방어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근거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동덕여대가 21세기 글로벌 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포괄적이고 평등한 교육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학교를 지키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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