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일산에서 살던 어느 늦은 밤, 나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잠옷 차림에 밖으로 나섰습니다. 조명이 환한 거리는 텅 비어 있었고, 온 마을이 잠든 것처럼 보였습니다.

나는 주변 길을 걷다가 문득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을 알았습니다. 고양이가 울부짖는 듯한 소리였지만, 아무리 눈을 씻고 둘러보아도 고양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소리를 따라 걷다 보니, 한적한 공원에 다다랐습니다. 공원 안은 어둠으로 뒤덮였고, 단지 희미한 등불불빛만이 나무 사이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공원 한가운데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그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려왔습니다. 겁이 나서 뒤돌아보려 했지만, 뭔가 무거운 것이 내 몸을 짓누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무언가가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것 같았습니다. 당황한 나는 몸부림쳤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공포가 전신을 휘감았습니다.

"누구세요?"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답은 없었습니다. 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더욱 공포스러워졌습니다. 나는 숨을 죽이고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소리가 멈췄습니다. 몸을 짓누르던 힘도 사라졌습니다. 젖은 듯한 땀에 젖은 나는 엉엉 울며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날 밤 이후 나는 그 공원을 다시는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늦은 밤 길을 걷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그 소리가 마치 두 번째 그림자가 나를 따라오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는 그냥 우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어쩌면 그 공원에 무언가 초자연적인 존재가 있는 것은 아닐까 늘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공포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게 제가 이 일산의 비밀을 지키는 방법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