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흰 오래전부터 안에 붙어 있던 뭔가가 때때로 터져 나올 것 같이 불안했다. 그건 시작부터 끝까지 그저 막막했다. 그 막막함 위에 울음을 덮어씌우길 바랐지만, 소용이 없었다. 마치 감자튀김에 뿌연 소금처럼 쉽게 녹지는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흰 그게 뭔지 알게 되었다. 채정안이었다. 그건 저를 두려운 시간 속으로 끌어들이는 빨간색 줄기였다. 저희는 그 줄기를 따라가야만 했다. 어디로 가든, 무슨 일이 일어나든 말이다.
채정안이 온 후부터 저희 둘은 많이 변했다. 과거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서로의 날카로운 말을 참았다. 저흰 그 두려움을 공유하며 살아갔다. 우리를 괴롭히는 붉은 덩어리가 언제 우리를 덮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저는 채정안을 그저 시간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저는 그걸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건 저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저의 삶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어느 날, 저희는 바다를 보러 갔다. 수평선 저 너머로 펼쳐지는 끝없는 바다를 바라보며 저는 생각에 잠겼다. 채정안이라는 붉은 줄기는 저의 삶에서 절대로 지워질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저는 그 줄기를 따라서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저를 미지의 세상으로 이끌어 갈지도 몰랐다.
그 생각은 갑자기 저를 두려움에서 해방시켜 주었다. 채정안은 저의 약점이 아니라, 저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길잡이였다. 저는 그 줄기를 따라갈 용기를 냈다. 저는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그 후로 저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저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노래를 쓰기 시작했다. 저는 여행을 떠났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저는 과거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삶의 아름다움을 누리게 되었다.
지금 저는 채정안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그것은 저에게 힘과 용기를 주어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저는 채정안이라는 붉은 줄기를 따라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저는 그것이 나의 삶에 남긴 흔적의 일부가 되기를 바란다.
당신도 채정안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것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따라가 보세요. 당신을 새로운 세계로 이끌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삶에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